전기차 중고 매물 184%↑…10대 중 1대 벤츠 EQ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12 14: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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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직후 접수량 급격하게 늘어…수요 감소로 인해 가격은 떨어져
5일 오후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마친 경찰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함에 따라 국내 중고 시장에서 전기차 매물이 확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매물은 늘었지만, 수요 감소로 인해 중고 전기차 가격은 하락세다.

11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에 따르면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은 직전 주(지난달 25~31일) 대비 184% 늘었다.

지난 1일 오전 6시 15분쯤 인천시 청라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전기차 EQE에 불이 나면서 함께 주차중이던 140대의 차량이 불탔고, 화재 직후 접수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사고 이후 불이 난 메르세데스 벤츠 EQE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 파라시스의 제품으로 밝혀졌다.

이 기간 동안 접수된 중고 전기차 매물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 EQ 시리즈 모델은 10%를 차지한다. 직전 주에는 EQ 시리즈 모델 매물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온라인 판매 플랫폼 기업 엔카닷컴에도 지난 1~8일까지 총 13대의 EQE 모델이 등록됐다. 지난달 한 달동안 단 5대가 접수된 것을 감안하면 매물이 상당히 늘었다.

이처럼 매물은 증가하지만 찾는 사람이 줄어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엔카닷컴의 '2024년 8월 자동차 시세'에 따르면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의 중고차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내렸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하락폭은 각각 2.61%, 3.36%였다. 매물로 나온 모델Y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중국산 모델이다 보니 가격이 하락 요인으로 보인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반응을 고려해 일부 전기차의 매입가를 낮출 계획"이라며 "매입가가 낮아지면서 시세는 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다 화재까지 겹치면서 자동차업계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3.4% 감소한 8만613대이다. 올해 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받아 출고한 차량은 전체 공고 대수의 45.6%인 6만121대에 불과하다.

중고차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매물이 나오면 오랫동안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있다 보니 물건이 쌓이고 있다. 상용차마저도 인기가 없을 정도"라며 "게다가 불이 나다 보니 매입이 꺼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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