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부진한 실적 K배터리…북미 시장서 돌파구 찾는다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5 12:30:01
  • -
  • +
  • 인쇄
LG엔솔-GM 배터리 합작공장 연합뉴스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북미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수혜가 확대되는 가운데 북미 현지 공장 신설 등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 IRA 수혜 증대에 주목

4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올해 2분기 4천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1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공장 가동률 하락과 헝가리 신규 가동 공장에 따른 초기 비용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 IRA에 따른 2분기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천118억원으로 1분기(385억원) 보다 190.4% 증가했다. AMPC는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면 1kWh(킬로와트시)당 셀 35달러, 모듈 45달러의 세액공제를 해주는 것으로, 미국 공장을 많이 가동할수록 돈을 더 받는 구조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역시 AMPC 수혜액이 4천478억원으로, 1분기(1천889억원) 대비 137.1%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1천953억원으로, AMPC를 제외하면 2천5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셈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실적 선방에 성공한 삼성SDI는 그간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 여파로 2분기 AMPC 수혜액이 1분기(467억원) 대비 83.1% 감소한 79억원에 그쳤다.

◆ 북미 투자가 관건 대선은 변수

북미 시장 진출 성공 여부가 하반기 반등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진출이 제한적인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시장으로 꼽힌다.

삼성SDI·스텔란티스, 미 인디애나 배터리공장 합작공장 체결식. 삼성SDI제공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스텔란티스와의 배터리 합작공장 가동 시기를 연내로 앞당긴다고 밝혔다. 당초 양사는 내년 1분기부터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조기에 계획을 시행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도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올해 4분기부터 가동한다고 발표하는 등 북미 투자 계획을 그대로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HMGMA가 4분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 현대차용으로 라인을 개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SK온의 미국 공장 가동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와 SK온은 조지아주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3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합작 공장을 짓고 있으나, 합작 공장 가동 전까지는 SK온의 단독 미국 공장이 HMGMA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SK온은 현재 현대차그룹과 함께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합작 공장을 포함해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도 테네시, 켄터키 지역에 총 127GWh 규모의 공장 3개 등 총 4개의 공장을 152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특히 2021년 10월 출범 이래 줄곧 적자를 기록 중인 SK온의 경우 고객사의 북미 시장 전기차 판매 확대에 기대감을 걸고 있다.

SK온은 지난 1일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반기 고객사 신차 라인업 확대에 따른 전방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생산 라인 효율화 등 전사적 원가 절감 노력에 힘입어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 대선 결과와 금리 인하 여부 등이 불확실성도 공존한다. 윤용식 한화증권 연구원은 "배터리는 하반기 금리 인하에 따른 수요 반등을 기대하고 있는데, 수요가 부진할 경우 신규설비 초기 비용과 추가되는 감가상각비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신뉴스

+

정치

+

경제

+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