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연안 1년새 '축구장 5.5배'만큼 사라졌다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5 12: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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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시·군 바닷가 실태조사 보고
침식 우려·심각 지역 58%…태풍·지구 온난화 영향 커
경북도 15곳 정비사업 추진
4일 오후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이 모래사장의 뜨거운 열기와 해파리 출몰로 인해 피서객들의 발길이 줄어 한산한 모습이다. 반면 경주 시내 물놀이장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1일 경북도 동부청사에서 연안 5개 시·군 관계자와 지역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3년도 연안 침식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경북도 제공.


아름다운 경관과 천혜의 관광 자원을 간직한 경북의 동해 연안(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해안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경북 동해안 5개 시·군에서 축구장 5.5배 면적의 연안이 침식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경상북도는 지난 1일 동부청사에서 '2023년도 연안 침식 실태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고, 연안 침식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연안은 해안선으로부터 약 22㎞(12해리) 이내의 해저 및 하층토를 포함한 바닷가로, 침식 정도에 따라 양호(A), 보통(B), 우려(C), 심각(D) 등 4단계로 나뉜다.

용역 결과 지난해 포항, 경주, 울진, 영덕, 울릉 등 경북 동해안 5개 시·군 연안의 침식 우려·심각 지역(C·D) 비율은 58.1%로 2022년 대비 2.3% 증가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발생한 제6호 태풍 '카눈' 영향과 지구온난화 등이 연안 면적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눈 피해가 컸던 울진·영덕 지역 해변의 침식 우려·심각 발생 비율을 뜻하는 우심률이 특히 높아졌다. 경주 우심률은 감소했고, 포항·울릉은 전년 대비 큰 변화가 없었다.


경북 동해안 5개 시·군 연안 43곳의 총면적과 체적(부피)은 각각 3만9천419㎡, 5만4천277㎥나 줄었다. 1년 사이 총면적은 축구장 5.5개, 체적은 25t 덤프트럭 3천479대 분량만큼 사라졌다.

다만 수중 방파제와 이안제 설치 등 지속적인 연안 정비 사업으로 침식 속도는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는 올해 모두 15곳에 총사업비 242억원(국비 등)을 들여 연안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내 연안의 우심지역 비율은 2015년 기준 80.5%를 기록했을 정도로 침식 정도가 심각했다.

도는 앞으로 실태조사 관측자료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무인 항공 측량 등을 활용한 연안 침식 실태조사 등을 통해 연안 침식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경곤 경북도 해양수산국장은 "침식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정비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침식의 근본 원인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적 연안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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