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반려견 배변봉투함 악취 논란… 민원에 울고 웃는 반려동물 시설

구연주 기자 / 기사승인 : 2024-08-07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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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제안사업 결국 좌초… "당분간 운영 재개 계획 없다"
반려동물 양육자 교육, 대구 내 마땅한 센터·인력 없는 문제
6일 찾은 앵두마을 어린이공원의 배변봉투함. 폐쇄를 알리는 문구가 봉투함에 붙어있다.


주민 제안사업으로 설치된 '배변봉투함'이 민원에 부딪혀 두 달 만에 폐쇄됐다. 반려동물 양육자와 비양육자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예산을 들여 설치한 반려동물 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는 양상인데, 상호 갈등을 줄일 수 있는 '양육자 교육시설' 마련이 장기적 대책으로 꼽힌다.

6일 오후 대구 남구 소재 앵두마을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배변봉투함에는 '임시폐쇄' 안내문이 떡하니 붙어 있었다. 이곳 배변봉투함은 지난달 26일부터 이용이 불가한 상태다. 근처 경로당과 주민들이 악취가 난다며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해당 배변봉투함은 반려동물의 배변으로 인한 악취를 예방하고 도시 미관을 유지하자는 취지의 주민참여예산 제안사업으로 지난해 선정되면서 지난 6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개당 설치 예산은 200만원에서 400만원에 달했다.

사업 취지가 무색하게도 배변봉투함이 설치 이후 민원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운영 초부터 배변봉투에 담은 변을 수거하지 않고 인근에 그대로 버리고 간다는 민원이 제기된 것. 남구청은 배변봉투함 하단에 수거함을 따로 제작해 민원을 해결하려 했으나, 이 수거함에서 악취가 발생한다는 불만까지 터져나오면서 결국 시설물 폐쇄에 이르렀다.


남구청은 잦은 민원 탓에 앵두마을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배변봉투함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 없고, 타 지자체에서 활용 중인 악취 방지 시설물 형태로 보강하는 것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런 배변봉투함은 수성못과 신천, 대구시내 근린공원에 다수 포진돼 있어,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려동물 양육자 의무 교육이 대책으로 꼽히지만, 대구시는 양육자를 교육할 센터나 전문 인력을 두고 있지 않아 빠른 개선은 어려운 실정이다.

정현아 대구한의대 교수(반려동물보건학과)는 "경기도처럼 반려동물 센터를 만들어 교육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교육대상자들이 많이 소비하는 매체나 광고물을 통해서라도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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